2014년 개봉한 <인간중독> 이후 김대우 감독과 송승헌, 조여정 배우가 10년 만에 다시 뭉친 작품입니다.
외부와의 단절된 공간이라는 원작의 설정은 그대로 유지한 채, 김대우 감독 특유의 매력적이고 파격적인 연출을 가미한 것이 특징인 <히든페이스>. 리뷰를 시작합니다.
1. 기본정보
- 제목 : 히든페이스
- 감독 : 김대우(대표작 <방자전>, <인간중독>)
- 출연 : 송승헌(성진 역), 조여정(수연 역), 박지현(미주 역)
- 장르 : 스릴러, 에로틱 서스펜스
-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러닝타임 : 115분
- 특이사항 :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

2. 간략줄거리
성진(송승헌)은 잘나가고 유명한 오케스트라 지휘자입니다. 성진의 약혼녀인 첼리스트 수연(조여정)은 예쁘고 부모의 재력까지 있어 남부러울 것 없는 인생을 살고 있는 여자입니다. 성진의 배경은 변변찮은 반면 수연은 부모의 돈과 명망으로 가득차 성진은 약간의 열등감과 자격지심이 있는 상태지만, 그것을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어느 날, 수연은 성진에게 영상 편지 하나만을 남긴 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립니다. 성진은 수연을 찾기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수연이 없는 현실과 상실감으로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는데, 수연의 행방이 묘연합니다.
수연이 사라지자 수연을 대신할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로 미주(박지현)가 오디션을 보게되고 이렇게 성진과 미주는 처음 만나게 됩니다. 사실 미주는 수연의 후배인데, 미주와 처음 만난 성진은 그녀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계속 그녀가 생각나고 수연과는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되는데, 미주 역시 성진에게 과감하게 다가갑니다.
그렇게 결국 두 사람은 성진과 수연의 신혼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여기서 첫 번째 반전이 나오는데, 그건 성진과 미주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수연이 생생하게 지켜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수연은 사고가 있었거나 집을 떠난 것이 아니라, 성진의 마음을 확인하려는 장난스런 의도로 집 안의 숨겨진 비밀 공간에 들어갔다가 실수로 갇혀버린 것이었습니다.
이 집의 특징은 숨겨진 공간에서는 집 안을 훤히 볼 수 있고 소리도 들을 수 있지만, 집 안에서는 밀실이 전혀 보이지 않는 거울로 된 방음 공간이었던 것이죠. 장난으로 성진의 마음을 보려했던 수연은 성진과 미주가 정사를 나누는 상황을 생생하게 지켜보며 울부짖고 그러면 안된다고, 하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며 벽을 두드리지만, 그 행동이나 소리는 모두 공허한 울림만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밀실에서는 수연이, 집 안에서는 성진과 미주가 같은 듯 다른 공간에서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 날 욕실에서 세안을 하는 성진을 본 수연은 벽을 두드려 세면대에 받은 물에 파장을 일으키고, 수돗물을 잠그고 열고 하는 행동을 통해 자신이 이 집안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알리려 하고, 성진은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합니다.
이상함을 감지한 것은 미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두 번째 반전이 일어납니다.
미주는 수연이 밀실에 갇혀있다는 것을 알게되는데, 그 사실을 안 순간 수연을 꺼내는 것이 아닌 그냥 계속 갇혀지내게 둔다는 것입니다. 사실 수연이 이 집을 설계할 때 미주가 이 밀실을 만드는데 도움을 줬던 것입니다.
그러나 세 번째 반전이 일어나는데요, 마지막은 어떻게 결말이 나는지, 그 결과는 직접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보시죠.
3. 관전 포인트
반전의 반전
수연이 갑자기 사라졌을 때, 누군가의 납치 또는 잠깐의 해프닝일 줄 알았는데, 사실은 성진의 마음을 훔쳐보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었고, 그 장소가 집안에 있는 밀실(숨겨진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이 밀실은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만 밖에서는 거울로 보이는 이중벽 구조입니다. 사람의 진실된 마음을 훔쳐 보는 욕구의 공간으로 이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수연이 그 밀실 안에 갇혀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눈치 챈 미주의 행동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미주는 왜 수연을 꺼내주지 않고, 성진과 사랑하고 성진이 자신을 탐하는 것을 미주에게 그대로 보여주려 했을까요?
아마도 미주 자신이 갖지 못하고 앞으로도 가질 수 없는 것. 그것이 사람으로는 성진이고, 물질적으로는 이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잠깐의, 조금의 미안한 마음은 있었을지 모르지만 미주는 어떤 풍요를 느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김대우 감독의 연출 스타일
<히든페이스>에는 <인간중독>과 오버랩 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이 김대우 감독의 연출 스타일인 것 같았습니다.
<히든페이스>에서 성진이 지휘를 하면서 미주를 생각하고 미주와의 정사장면을 떠올리는 씬을 보면서, <인간중독>에서 송승헌이 부하와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부하의 아내인 임지연과 정사를 나누는 장면을 회상하는 씬이 오버랩되었습니다.

김대우 감독이 이런 연출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실제 현실과 같아서 더욱 이해되고 인상깊었습니다.
송승헌, 조여정, 그리고 박지현의 연기
10년만에 다시 부부(이번에는 연인)로 만난 송승헌과 조여정입니다. <인간중독>에서도 둘은 부부지만 별다른 스킨십이나 관계가 없었고, 다른 여자를 탐하는 설정이었는데, 10년 후에도 둘의 처지는 비슷합니다.
영화에서는 첫 주연급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한 박지현의 연기도 볼거리입니다. 예쁜데 연기도 잘하네요.
4. 총평
별 기대없이 시작했지만 점점 빠져드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감독 특유의 감각과 연출이 좋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설정도 아주 괜찮은 영화입니다.
약간의 억지스러움도 있지만 인간 본성의 심리를 아주 적절히 묘사하고 표현했고, 사랑의 감정, 억눌린 심연, 쟁취하고픈 욕망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